친구와 대화 중에 90년대 시절 히트 팝송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듯 친구가 나한테 질문을 한다. 그 노래 뭐였지?
뚠뚜딴따 뚠뚜딴따 그 노래 뭐였지?
혹시 맥스 듣던 시절 노래인데 가사는 정확히 모르겠고, 뚠뚜딴따 뚠뚜딴따 거리고 바이츌로버? 그런 가사였는데 찾다 포기했어. 그거 뭔지 알아?
아! 나 그거 뭔지 알아! 아, 아는데 그거 뭐지… 친구가 무슨 노래를 말하는지는 바로 이해했다. 머릿속에서 곧바로 선율이 맴돌았으니까.
문제는 제목이 뭔지, 가수가 누구인지, 심지어 친구가 말하는 ‘바이츌로버’가 뭔지 전혀 모르겠다는 것. 나에게는 ‘마이셔로바’로 들리는 의문의 외계어. 이 곡에서는 초반부터 치고 들어오는 ‘뿜뿜빰빰 뿜빰’ 비트와 가사 ‘마마마마이 셔로바’가 자주 반복된다. 노래 가사가 뭔지 떠올려 보려고 하는데 생각나는 가사라고는 저게 전부다.
나는 이 노래를 좋아했다. 친구도 이 노래를 좋아했고. 몇 년 전쯤에 이 노래를 같이 들으며 “와 이 ‘마이셔로나’가 이 단어였구나!”라는 말도 했었다. 기억을 어디에 갖다 팔아먹은 것인지 둘 다 그 대화를 했던 것만 기억하고 정작 그 말이 뭐였는지는 감을 잡을 수 없다.
구글, 샤잠, 그리고 네이버 지식인
구글에 마이셔로나, 마이셔로바, 마이셔로봇, max song my my my, my my my lyrics 90s song, my sheroba 등 온갖 단어로 검색 공격을 해보고,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 by by by lyrics도 검색해 본다. Max 1-7집 곡 목록도 살펴보는데 영 단서가 걸리지 않는다. Max가 뭔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잠시 설명 들어가자면, Ava Max 아니고 Max라고 컴필레이션 앨범 있어요. 테이프로 들었는데 그런 게 있었다는 거 아나 몰라 젊은이?
샤잠(Shazam) 앱에 대고 흥얼거려도 봤다. 샤잠이 자꾸 ‘확인 중’ 메시지를 보내는데 이게 되는 건가 싶어 허밍인지 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흥얼거림을 계속했다. 물론 한참을 밀고 당기다 결국은 ‘전송 중’ 메시지에 이어 ‘결과 없음’이 뜬다. 나 지금 당한 거 맞지. 얘가 지금 나 갖고 논 거 맞지.
이번에는 네이버로 넘어왔다. 단순한 접근 방식으로 다시 해보자는 마음을 갖고 ‘마마마마이’로 지식인 검색을 해본다. 참고로 지식인에는 숨은 음악인들이 많다. 말도 안 되는 가사나 멜로디를 대충 던져주는데 노래를 찾아주는 신기한 고수들이 많은 곳이다. ‘마마마마이’ 검색 결과 창에서 스크롤을 한참 내리다가 보니 목록 아래에 나와 비슷한 의문을 품은 사람을 발견한다.
“신나는 분위기의 노래로 가사 중에 ‘마마마 마이 마이~’ 하고 몇 번 계속 나왔거든요?? 마이가 맞나?? 저는 그렇게 들렸어요.”
답변에서 “The Knack의 My Sharona 같네요”라는 문구를 보는 순간, ‘이거다!’라는 느낌이 팍 온다. 노래를 찾아서 들어보지 않았지만 내가 답을 찾았다는 게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그래, My Sharona였어. 여러분, 지식인이 이렇게 위대한 겁니다.
귀에 꽂히도록 반복되는 가사들 – My my my ay ya ooh, ma ma ma my sharona, ma ma ma my sharona. 그래서 오랜만에 들어본다. The Knack – My Sharona. 다시 들어도 참말 (대중적인) 명곡이네.
덧붙임: 충격적인 사실은 이 곡이 90년대 노래가 아니었다는 것 (앨범 발매년도 197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