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회화 학원, 3개월 등록 후 몇 번이나 갔을까

대학교 때 영어 회화 학원 등록을 했다. 유명한 어학원 중 하나였고 야심 차게 영어 회화 과정 3개월을 등록했다. 그러고 나서 몇 번이나 갔을까?

1번 갔다. 첫날 포함 한 번이다.

헬스장 3개월 등록하고 총 4번 가는 우리의 평균적인 생활상보다도 좀 심한데 싶을 수 있겠지만, 나름 나에게도 할 말은 있다.

학원을 등록하고 처음 간 날 수업의 시작은 미국인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를 알려주는 것이었다. 어린이들이 쓰는 표현이었는데 예를 들자면 맘마, 빠방이, 응가 같은 용어를 알려주는 거였다. 선생님은 활기찼고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가며 설명을 잘해주시는 편이었지만 앉아서 듣고 있는데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생활 영어 단어 수업이 끝난 후 수강생끼리 영어로 대화를 시킨다. 영어 문장 실력이 좋지 않 사람 둘이서 버벅거리고 있으니 아주 화병이 날 것 같다. 계속하다 보면 늘기야 늘겠지만 어차피 사용할 수 있는 단어와 문장 수준은 거기서 거기일 텐데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또 스멀스멀.

수업이 끝나고 학원 사무실을 방문해 3개월 등록권을 취소했다. 다행히 하루 수업분을 빼고 모두 환불을 받았다. 오 예.

그 학원뿐만 아니라 다른 영어 회화 학원도 다시는 가지 않았다. 토플 쓰기 시험 준비를 위해 한 달 족집게 강좌를 들었던 걸 제외하고는 다른 영어 학원도 가지 않다. 그래도 영어 회화는 잘만 했다. 해외에서 공부도 하고, 일도 하고, 친구도 사귀었다. 영어 회화 학원은 그저 선택이었다.

이 자리를 빌려 영어 회화 학원 체험 기회를 주시고 나머지는 환불을 해주신 학원 측에 심심한 감사를 표한다.

20240109